고독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 장유경의 춤 '겨울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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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같은 작품이 흥미로울 때가 있다. 이 작품은 알려진 대로 고독한 인간의 방황을 보여주는 가곡이다. 즉 쓸쓸함으로 대표되는 고독의 노래인 셈이다. 그런데 막상 공연을 관람하면 종종 이상한 광경 하나를 마주하게 된다. 무대에 울려 퍼지는 노래와는 별개로 또 다른 고독의 광경이 객석에서 펼쳐지곤 하는 것이다.
광경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알아채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예컨데 객석에 앉아 억지로 하품을 죽이느라 애쓴 경험이 있다면 말이다. 이는 대부분 클래식 공연과 같이 정적인 관람 방식에서 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일종의 괴로움이다. 음악에 관심이 없더라도 혹은 취향에 맞지 않더라도, 공연이 끝날 때가지는 오로지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한다는 그런 괴로움. 그 속에서 관객들의 얼굴이 유달리 고독해 보이는 이유다. 물론 모든 공연이 그럴 리도, 모든 관객이 공연을 괴로워할 리도 없다. 다만 <겨울 나그레>가 흥미로운 것은 그것이 하필 고독의 노래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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