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가무형유산 태평무 기획공연…
'태평무 보유자' 박재희가 선사하는 당대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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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g-enews.com/article/General-News/2024/06/202406040910449505e8b8a793f7_1
글 : 한국예술평론가협회장 장석용
사진 : 달성예술극장 이재봉
5월 29일(수) 7시 30분, 대구 아양아트센터 아양홀에서 대구동구문화재단(DGCF)·아양아트센터·벽파춤연구회 주최, 국가무형유산태평무전승회 주관, 국립무형유산원 한국문화재재단 후원으로 태평무를 일군 무사(舞師) 벽파 박재희에게 보내는 존중의 헌무(獻舞)인 ‘2024 국가무형유산 태평무 기획공연’이 운집한 영남 관객의 열띤 호응을 받으며 명불허전(名不虛傳)이 되었다.
20세기 초 민속무용이 무대로 진입하고 ‘승무’, ‘살풀이춤’이 고정 레퍼토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한성준(韓成俊, 1875~1941)은 1935년 제1회 무용발표회를 시작으로 본격 전통춤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00여 종에 달하는 전통춤을 집대성하였다. 한성준의 제자는 이강선(李剛仙), 장홍심(張紅心), 손녀 한영숙(韓英淑, 1920~1989), 강선영(姜善泳)이 대표였다. 한영숙의 제자가 바로 박재희이다.
화두적 주제가 된 갑진년(2024년) 박재희의 ‘태평무’는 익숙한 디딤과 사위의 형식으로 ‘옛 우물’이나 ‘일월오봉도’를 만나는 기분을 감지하게 만든다. ‘무서운 균형’과 ‘고도의 진지성’으로 미학적 성취를 이루고 있는 ‘태평무’는 한국 전통춤의 자존심(自尊心)을 지켜왔다. 추상적인 내용과 상징을 일반화하고, 장단을 서민 친화한 전통춤이면서도 움직임과 기교에서 우아한 기품의 격조를 유지하였다.
‘태평무’를 우회한 여섯 갈래의 춤은 ‘태평무’와 조화를 이룬 춤으로써 위대한 전통의 박재희 춤을 옹호하는 교양이 되었다. 박재희의 방대한 춤 가운데 ‘가르침’과 ‘배움’ 사이의 ‘춤이란 무엇인가?’를 인지시킨 춤 구성은 춤 주체의 자신감을 강조하고 있었다. 소박한 귀납법의 창대한 결과는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전통이라는 미지의 공간은 마법 이상의 신비적 힘을 창출하게 만든다.
후학들은 ‘승무’, ‘학춤’, ‘선살풀이춤’, ‘가인여옥’, ‘살풀이춤’, ‘달구벌입춤’을 선무(先舞)하고, 스승 박재희는 화답으로 ‘태평무’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박재희(예술감독)는 강릉을 품은 바다의 힘으로 전설이 된 무용가 한성준-한영숙-박재희로 이어지는 전통춤 맥의 견고함을 보여주었다. ‘선살풀이춤’(장유경)과 ‘달구벌입춤’(윤미라)은 대구 출신 무용가가 영남지역의 특징을 담은 특별공연이었다.
승무: 예술성과 극성 강화의 춤은 타고(打鼓)의 절정에 이르기까지 무게 중심을 가져가며 일심(一心)의 대나무 같은 지조를 보인다. 심오함 사이의 인간적인 면과 정(情)의 틈새를 보여주는 멋을 풍긴다. 군무는 염불장단에서부터 당악과장까지 전 과정을 절제와 비움, 역동성으로 채운다. ‘승무’는 독일철학의 심오함과 맞닿아 있으며, 진법 인원 복식 북의 수에 따라 색다른 외양과 분위기를 조성한다.
살풀이춤: 한성준이 제1회 무용발표회에서 레퍼토리로 선정한 이래 전통춤으로 추어지는 춤이다. 절제미, 우아미에 걸친 수묵의 분위기로 몽환의 경지를 이끄는 사위와 움직임은 국화에 견주어진다. 홍지영(국가무형유산태평무전승회 중부지회 지회장), 손혜영(국가무형유산태평무전승회 영남지회 지회장), 고수현(국가무형유산태평무 이수자)에 이르는 3인무는 백색 판타지를 연출하면서 박재희류 ‘살풀이춤’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내공의 움직임과 천의 운용이 주제를 해석해 내는 연기력과 더불어 프랑스의 백색 발레와 오버랩되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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