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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신사(六臣祠) 일시루(一是樓)가 그려낸 '고귀한 눈물' 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30주년 기념공연 

 

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고귀한 눈물'

2023년 4월 6일 / 아양아트센터 아양홀

 

- 글 : 서경혜

- 사진/진행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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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mhn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1832

 

 

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30주년 기념공연 '고귀한 눈물(육신사六臣祠의 춤-일시루一是樓의 풍경)'이 지난 4월 6일 대구 아양아트센터에서 열렸다. 무용단은 대구 출신의 현대무용가이자, 대구가톨릭대학교 무용학과 교수인 박현옥이 후진 양성을 위해 1994년에 창단한 단체로, 그 동안 지역을 대표하는 많은 무용인들을 배출해왔다.


박현옥춤 50주년 기념공연이기도 한 이번 공연은 그의 50년 춤 인생을 '눈물'이라는 소재로 표현해낸 작품이다. 특히, 육신사(조선 단종의 복위를 꾀하였던 사육신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라는 건축물과 그 안에 현판에 새겨진 일시루(一是樓)라는 글귀에서 영감을 얻은 그는,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가치있는 의미를 담은 눈물이란 어떤 것일까?" 하고 이 작품을 통해 화두를 던진다.


작품은 '생명의 눈물', '상실의 눈물', '성취의 눈물', 그리고 '고귀한 눈물'을 춤춘다고 소개한다.


'눈물' 하면 당신은 무엇이 먼저 떠오르는가? 물론, 눈이 신체의 기관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표면적 의미의 눈물이나, 어떤 자극에 의해 생기는 반사적 눈물도 있겠지만, 누구나 선뜻 감정적인 눈물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그 눈물 안에 많은 것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기뻐도, 슬퍼도, 억울해도, 그리워도, 흘리는 것이 눈물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눈물이 포함하는 인생의 의미는 상당히 포괄적이어서, 작품이 풀어낼 가치있는 눈물이란 어떠한 춤으로 형상화될지, 그저 막연한 기대감이 머릿속을 드리웠다. 그러나 막이 오르는 순간부터, 놀랍게도 작품의 전개는 나의 생각보다 훨씬 더 광의의 것에서부터 출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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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고귀한 눈물' 中 / 안무 박현옥 ⓒ이재봉

 

 

고귀한 눈물(육신사六臣祠의 춤-일시루一是樓의 풍경) / 안무 박현옥


막이 오르자, 어둠 속에서 파도소리가 차분히 밀려든다. 곧 무용수들이 하나둘, 무대 아래에서부터 위로 기어오른다. 그 모습이 마치 바닷물이 뭍으로 밀려드는 모양같은데, 무대 위에는 육면체의 구조물들이 바위인 양 방파제인 양 널려있어, 무용수들의 몸짓이 바위에 부딪혀 방울방울 흩어지는 물보라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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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고귀한 눈물' 中 / 안무 박현옥 ⓒ이재봉

 


어떤 물방울은 높이 솟은 방파제의 위태로운 꼭대기에 올라서고, 어떤 것은 올라서려다가 이내 미끄러진다. 또 어떤 것은 뭍으로 성큼 나아가지 못하고 그저 제자리에서 물살을 만든다. 형체가 없는 물이 구조물과 맞닿아 무언가를 이루어 내려는 듯한 몸짓. 생성의 신비로움을 품은 물이 넓은 무대 곳곳에서 가시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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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고귀한 눈물' 中 / 안무 박현옥 ⓒ이재봉

 


물이 있는 곳에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작품은 서두르지도 머무르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어떤 형태를 만들어 보인다. 어찌보면 감정이라는 드넓은 바다에서 솟아나온 눈물의 방울방울이 누군가의 마음에 심드렁한 기억을 그려내는 것 같기도 하다. 시시각각 인간의 내면을 물들이는 이런저런 감정의 태동 꿈틀거림. 그런 감정이 기억하는 잔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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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고귀한 눈물' 中 / 안무 박현옥 ⓒ이재봉

 


분위기가 전환되어, 무대 위에 혼재했던 육면체의 구조물들은 어느덧 바닥에 뉘어져 미로를 형성한다. 물의 유동적 성질이 육면체라는 오브제를 통해 계속해서 변화하는 양상을 연기해 보이던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이제 한정적 공간인 미로에 갇히고 고통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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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고귀한 눈물' 中 / 안무 박현옥 ⓒ이재봉

 


쿵! 쿵! 쿵! 쿵! 마치 심장의 박동과도 같은 울림은 갇힌 그들의 내면이 요동치는 소리일 터. 그러나 미로 같은 구조물 속에서 무용수들은 뿅망치처럼 솟아오르고, 그들이 짊어진 미로 속 파편들은 뒤집힐 듯하면서도 뒤집히지 않는다. 일그러지고 복잡다단한 미로 같은 세태 속에서, 바야흐로 옳다고 믿는 하나의 길(一是樓)을 좇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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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고귀한 눈물' 中 / 안무 박현옥 ⓒ이재봉

 


그 움직임의 내면을 들여다보자. 심장을 요동시킨 감정이 있을 것이고, 그 감정 안에 갇힌 물이 있을 것이다. 가슴에서 눈에서 솟구치는 그 물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보고 듣고 경험해온 모든 것을 틀림없이 지켜보아 온 '눈'이 뿜어내는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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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고귀한 눈물' 中 / 안무 박현옥 ⓒ이재봉

 


그러한 눈물이 바다를 이룰만큼 모이고 쌓이니, 작품은 급기야 수중 왕국을 만들어낸다. 작고 평범한 모양이지만 금빛을 띈 물고기 모빌이 무대 상공을 장식한다. 그 주변에서 하얀 옷자락을 펄럭이는 무용수들의 춤은, 고뇌함으로 경직된 이전의 춤과는 사뭇 다르다. 새하얀 펄럭임과 황금빛 금속이 반짝반짝 부딪히며 조화를 이루는 모습. 삶의 희로애락이 방울방울 맺혀 이룬 바닷속에서 황금빛 희생제물을 노래하는 그들의 춤은 오히려 그 어느때보다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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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고귀한 눈물' 中 / 안무 박현옥 ⓒ이재봉

 


생각해보라 사육신의 눈물. 자신을 죽여서라도 옳은 길을 드러내려 한 곧은 신념. 그 눈물은 그저 단순히 눈물만은 아니겠거니. 무용수들의 춤도 그 속에 깃든 인간의 정신, 믿음, 감정 등 추상적인 심상이 풀어내는 인간 삶의 천상만태를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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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고귀한 눈물' 中 / 안무 박현옥 ⓒ이재봉

 


눈물의 바다에서 절정을 이룬 작품은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고, 손뼉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조명이 결합된 사차원의 공간이 신비롭게 연출된다. 검은 양복을 입은 무용수가 빛의 갈래를 넘나들며 공간을 누비니, 희생을 통하여 승화된 희생양의 모습이다. 그는 한 사람이건만 모든 사람에게 기억되는 한 사람. 내려놓음으로써 높아지는 희생이란 심상이 무용단의 춤 속에서 한없이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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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고귀한 눈물' 中 / 안무 박현옥 ⓒ이재봉

 


이 작품은 2023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명작산실 공연 지원 선정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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