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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진=무록

대한민국 대표 안무가로 나아가는 길, 대한민국안무대전 그 두 번째  합과 합

- 전국의 26세 이상 안무가들이 대구에 모여 창작무용작품을 겨루다

 

제2회 대한민국안무대전

2025년 7월 27일 (일) 오후 18:30 / 달성예술극장

 

- 글 : 프리즘

- 진행/사진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대구에서 대한민국안무대전이 열렸다. 지난 7월 27일, 대구 달성예술극장. 예선 동영상 심사를 거친 7작품이 합을 겨루는 무대. 객석에는 빈자리가 많이 보였지만, 가운데에 준비되어 있는 5개의 심사위원석과 생중계 카메라가 무게 중심을 잡고 있다. 본공연을 기다리는 극장은 평온한 듯하였으나, 긴장감이 감돌고 있았다.

 

6시, 객석이 어두워지고 무대 쪽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제2회 대한민국안무대전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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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기억연구소 'Cell'

안무 박현운(재이)

 

'Cell'은 개인이 남기는 기록과 흔적을 택배 송장, 결제 영수증에 빗대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파란색 비닐 포장 같은 의상에는 스티커가 빼곡히 붙어 있어, 시각적으로도 작품의 주제를 직관적으로 전한다.

 

세 명의 무용수는 때로 스쳐 지나고, 때로 멀어지며, 모스부호에서 나온 리듬과 패턴을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그 모습은 마치 세상 곳곳을 떠도는 개인정보가 서로 스치고 얽히는 풍경 같다. 무대 위에 펼쳐진 어수선한 동선 속에서, 정보가 흘러가는 현실의 복잡함이 은유적으로 드러난다.

 

전개가 일정한 흐름을 유지하며 잔잔히 이어져, 극적 변화는 크지 않지만 그만큼 주제에 몰입할 시간을 준다.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한 안무가의 실험이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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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up art company 리펍아트컴퍼니 'Layer'

안무 한기태

 

'Layer'는 신분과 계급, 그리고 사회적 계층이라는 복잡한 경계를 표현한 작품이다. 두 남자 무용수는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으로 무대를 꽉 채우며, 수평과 수직의 동작을 통해 서로 다른 ‘층’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제목 ‘Layer’는 겹겹이 쌓인 사회 구조와 개인의 파동, 그리고 그 안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을 상징한다. 메트로놈의 속도 변화는 시간의 흐름과 감정 변화를 암시하지만, 강약 조절이 조금 더 세밀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럼에도 참신한 몸짓과 긴장감 있는 호흡이 관객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작품은 위태로우면서도 필연적인 사회적 경계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려낸다. 관객은 각자의 ‘층’을 돌아보며, 우리 모두가 겹겹이 쌓인 관계 속에서 존재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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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무용단 '그곳엔 바다가 있었다'

안무 이예은

 

심해의 물소리와 심장 박동 같은 비트, 파도와 뱃고동 소리가 어우러지며 무대를 차츰 바다로 물들인다. 다섯 명의 무용수는 유영하듯, 때로는 허우적거리듯 분주하게 움직이며, 바다의 고요와 소용돌이를 함께 그려낸다.

 

항아리 모양의 어항과 밝은 손전등은 전반을 관통하는 강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손전등의 빛은 등대의 불빛처럼 길을 비추기도 하고, 깊은 심해에서 만나는 희망의 징표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무용수들의 움직임 속에서 사라짐과 존재, 어둠과 빛이 맞물리며 은유적인 서사가 완성된다.

 

의상이 다소 일상적으로 느껴져 주제를 한 번 더 환기시킬 여지가 아쉬웠지만, 그 소박함 덕분에 관객이 더 쉽게 작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파도처럼 밀려왔다 가는 감정의 여운이 오래 남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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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Art 소마아트 'EPOCHE'

안무 신솜이

 

‘EPOCHE’는 철학 용어로, 판단을 잠시 보류하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태도를 뜻한다. 작품은 ‘밝음’이라는 빛의 이미지가 처음엔 따스한 희망으로 다가왔다가, 시간이 흐르며 눈부시고 고통스러운 집착으로 변하는 과정을 담았다.

 

다섯 명의 무용수는 정갈한 발레의 선과 호흡을 통해, 빛과 어둠이 맞물리는 순간의 긴장과 여운을 그려냈다. 조명 연출은 움직임과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시각적으로 주제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켰다. 빛이 있으려면 어둠이 필요하듯, 희망도 절망 속에서 더 뚜렷해진다는 메시지가 잔잔하게 전해진다.

 

무용수들의 고른 기량이 빛과 그림자의 경계를 유려하게 연결하며, 관객을 주제 속 깊이 끌어들인다. 이상과 현실, 동경과 괴로움이 교차하는 무대는 마치 스스로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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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음 '선(禪) 품다'

안무 장예림

 

'선(禪) 품다'는 공허함과 허상을 마주한 인간의 내면 여정을 간결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무대 위에는 ‘절반이 사라진, 절반이 남은 원’이 놓여 있어, 부족함과 완전함 사이의 의미를 관객에게 묻는다.

 

두 무용수는 그림자와 실체를 오가며, 허상 속에서 참된 모습을 찾아 나아가는 듯한 움직임을 이어간다. 조명은 여백과 명암을 단정하게 살리고, 음악은 잔잔하지만 여운이 길게 남는다. 의상과 소품의 절제된 사용은 작품의 ‘선(禪)’적 분위기를 더욱 돋운다.

 

안무자는 반쪽짜리 원에 남은 빈 자리를 채우는 과정을 통해, 부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해답을 전한다. 그 과정에서 관객은 허상마저 자신임을 인정하는 고요한 순간을 함께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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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크루 Lucas Crew '조율'

안무 김민수

 

'조율' 작품은 신체를 악기로 보고, 그 몸짓과 북소리가 하나의 리듬과 선율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탐구한다. 남녀 두 무용수는 각기 다른 움직임으로 신체의 고유한 표현력을 펼치며, 북소리와 그 잔향에 완벽히 호흡한다. 신체와 음악이 서로 공명하는 순간들이 무대 위에 생생히 펼쳐진다.

 

신체를 조율하고 연주하는 역량이 돋보이며, 심심할 수 있는 주제를 섬세한 몸짓과 리듬감으로 극복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특히 고조되는 북소리에 맞춰 몸짓을 끊고, 잇는 순간들이 관객의 기억에 머문다. 전체적으로 움직임과 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긴 여운을 남기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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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카콜렉티브 Arttacca Collective '지붕 밑 애'

안무 김지우

 

'지붕 밑 애'는 각자의 삶을 살아온 두 존재가 만나 사랑을 키우고, 함께 집을 지으며 새로운 생명인 ‘아이’와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제목의 ‘애’는 사랑(愛)뿐 아니라, 그 사랑의 결실인 아이를 의미해 작품에 깊이를 더한다.

 

세 무용수는 상처와 화해, 다정함과 갈등을 자연스레 그리며 우리 일상의 복잡한 사랑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유쾌하고 탄탄한 연출과 구성은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무용이 특별한 사람만 즐기는 예술이 아님을 일깨운다.

 

이런 따뜻하고 유쾌한 작품들이 더 자주 무대에 오르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일상의 작은 공간 ‘지붕 밑’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생명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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