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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진=무록

제24회 대구국제무용제, 그 둘째 날

 

2022. 11. 08. (화) 19:30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

 

- 글 : 하승윤 

- 사진/진행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대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24회 대구국제무용제가 원래 예정된 사흘에서 이틀로 조정되면서, 아쉽게도 8일에 폐막을 맞았다. 

 

변경된 일정으로 참가하지 못한 베트남과 일본의 무대는 영상으로나마 볼 수 있었다. 객석의 관객들 모두 아쉬움을 담아 한마음으로 무대에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번에 앉은 좌석은 1열 1번 좌석으로, 이 자리에 처음 앉아봤는데 제일 바깥쪽 자리에 앉으니 반대쪽의 무대 옆에서 대기하는 무용수 분들이 살짝 보이기도 했다. 

 

발레단의 백스테이지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면 관심 있게 보는 나로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재미를 볼 수 있는 좌석이었다. 굳이 찾아서 앉는 사람은 적겠지만 이런 소소한 재미도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다. 

 

‘몸으로 표현하는 철학’이라는 표현도 부족한 귀중한 공연을 대구에서,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공연을 관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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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Project '꽃은 지지만 그 향기는 오랫동안 자리에 머문다' / 안무 최재호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1. 한국 / 척PROJECT <꽃은 지지만 그 향기는 오랫동안 자리에 머문다> 

 

음악 없이 지팡이 소리에 맞춘 스텝으로 시작된다. ‘뭐지?’ 하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노인 분장을 한 무용수 세 명이 무대에 등장하여 마임을 보여주는데 연극 같기도 하고, 지팡이 소리에 맞춘 스텝으로 탭댄스 같은 느낌도 들었다. 

 

‘누구에게나 좋았던 시절은 있다’
과거를 회상하며 후회가 아닌 ‘우리 그때 좋았었잖아~’라며 청춘을 회상하는 모습으로 중반 이후에는 밝은 배경음악이 깔린다. 실제로 무대 연출 효과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무대에 꽃가루가 흩날리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점점 춤을 추는 무용수들의 표정도 밝아지며 마치 회춘하는 듯했다.


<꽃은 지지만 그 향기는 오랫동안 자리에 머문다>라는 제목의 뜻은 시간이 지나 늙지만, 그 사람의 좋았던 추억은 오랫동안 머릿속에 기억된다는 뜻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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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lson Miracie Chinonso '고독한 생활' / 안무 Nelson Miracie Chinonso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2. 나이지리아 / Nelson Miracle Chinonso <lining in solitude>

 

두 번째 무대도 처음 시작은 연극 같다는 느낌과 함께 음악 연주가 아닌 조금 낯선 악기의 소리에 춤을 추는 무대였다. 나이지리아의 무용수가 혼자 의자에 앉아있다가 한국 무용수와 같이 마주하며 춤을 추는데, 두 사람이 마주하고 있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지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또 거친 숨소리, 호흡이나 무용수의 목소리를 일절 들을 일이 없는 공연에 비해 이 공연은 이런 부분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서 신선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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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걸댄스씨어터 '바람 Wind' / 안무 김용걸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3. 한국 / 김용걸댄스시어터 <바람> 

 

이 무대가 궁금해서 달려왔는데 정말 춤을 너무 잘 춰서 넋을 놓고 본 무대였다.
춤선도 너무 아름웠고, 가야금 곡에 어울리는 안무와 바람자락 같이 하늘하늘한 의상까지, 무용수 두 분 다 한 줄기의 바람 같기도 하고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것 마냥 아름다웠다.

 

클래식발레는 아무래도 동화로도 친숙한 스토리에 해설 또한 많아서 현대무용에 비해서 조금 더 진입장벽이 낮은 느낌이다. 요즘은 더욱 친절하게 ‘해설이 있는 발레공연’이 많기도 하고. 그에 비해 현대무용은 주제도 추상적이고 해석이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번 무대는 그 생각을 탈피시켜준 무대였다. 

 

개인적으로는 이 무대와 같이 ‘바람을 표현합니다.’를 나같은 非전문가 초보 관객도 바로 알 수 있는 무대가 좋은데 (무대가 단순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무용수가 춤으로 표현하는 게 섬세하여 알기가 쉽다는 의미이다.) 이 춤이 무엇을 표현하는가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기에 그다음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다 보면 무용수의 표현이나 감정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정말 나같이 비전공자이자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관객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말이다.) 

 

아무튼 바람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을 춤으로 표현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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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e MooE 'I am you' / 안무 김성용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4. 한국 / 댄스 무이 <I am you> 

 

관심 있는 ‘대구시립무용단’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김성용 안무가님의 무대. 
다큐멘터리나 방송 출연으로도 얼굴이 알려진 분이어서 조금 더 내적 친밀감을 갖고 본 무대였다. 

 

<I am You>,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당신이 생각하는 나 사이에는 어떤 벽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 무대였다. 현대무용 공연을 조금씩 접하면서 ‘춤’이라는 무용수의 움직임이 보고 싶은데 조명이나 백그라운드의 영상의 움직임이 너무 과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 춤을 보기 위해 좀 더 집중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이 모든 걸 다 합쳐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바라봐야 하는 건지 무대를 바라볼 때 이 경계에 대한 생각을 종종 한다. 

 

근데 이 무대는 조명과 소품의 역할이 무용수의 움직임을 받쳐주어 무용수에게 집중하게 되면서도 쓰임 하나하나가 큰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드는 무대였다. 

 

12월에 예정된 대구시립무용단의 정기공연에 대한 기대를 한층 부풀어오르게 하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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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P Company '오라 Aura' / 안무 이이슬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5. 한국 / DAP COMPANY <Aura>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무대. 
해금, 꽹과리, 베이스기타, 장구가 한쪽에서 연주되며, 무대 가운데서는 무용수가 춤을 춘다. 

 

그물 같은 천의 독특한 긴 드레스 위에 꽹과리를 가면처럼 쓰고 있는 모습이, 여러 개의 꽹과리가 천장에서 줄에 매달아 내리는 연출, 무대 가운데로 기어나오는 듯한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무용수의 움직임이 조금 무서우면서도 기괴한 느낌이 들었다. 

 

혼란스럽고 불편하고 불안함을 야기하는 분위기 속에서 표현하려는 주제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팸플릿을 통해 ‘무심코 지나쳐버린 장면 속에는 사건의 결과로써 죽음을 맞이한 여러 사람들. 그들의 병든 이야기가 옹송그리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그 장면으로 내몰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인간 존재성의 의미와 고통을 사유하는 과정을 통해 시대적 좌표를 제시하는 안무를 담았다‘라는 안무의도를 읽어보니 연출이 이해가 되었다.

 

이 무대를 보며 최근에 있었던 이태원 사고의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며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 사고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무분별한 사고 장면의 노출이 필요한가?’와 ‘재발 방지와 애도를 위해서라도 가감 없이 사고장면을 마주해야 하는 게 맞는가?’에 대해서도 고민해본 무대였다. 

 

이 무대가 나에게 친절하지는 않았지만, 낯설고 불편하다고 외면해서는 안 되는 사회의 이슈를 예술로 표현한 이런 공연의 역할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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