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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진=무록

'한밤의 꿈'으로 펼쳐내는 3김1조의 '희망찬 꿈'의 판타지 'Dreamer'

 

제34회 퍼팩토리2030예술극장 - 3김1조 'Dreamer'

2023년 1월 28일 / 퍼팩토리소극장

 

- 글 : 서경혜

- 사진/진행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영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무용학도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3kim 1jo(3김1조)' 무용단의 작품 'Dreamer(드리머)' 공연이 지난 1월 28일 대구 퍼팩토리소극장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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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er 하면 당신은 무엇이 떠오르는가? 

단어가 주는 모호함에서 언뜻 어설픈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꿈, 몽상(夢想)에 대한 경험은 우리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맞닥뜨릴 수 있다. 간절히 바라던 것이 꿈에서 보이거나, 때로 실현되는 경험을 하게 되면 현실에서도 곧 이루어질 것 같은 기대감에 부풀게 된다. 또, '과거로 돌아간다면?' 혹은 '다시 태어난다면?' 살면서 한번쯤 스스로에게 질문해보게 되는 이런 비현실적인 몽상도 차라리 일상적이라 할 것이다. 이보다 훨씬 더 거창한 예를 들어보자면, 영화 '인셉션'에서처럼 꿈과 현실을 넘나들고, 꿈 속에서 다시 꿈을 꾸고, 남의 꿈까지도 들여다보고 훔쳐내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오늘날 시대의 명작으로 손꼽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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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가 이런 허황한 몽상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먼 미래에 실현될지도 모르는 건설적인 꿈도 있을 수 있지만, 몽상이란 결국 지금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크고 작은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의 '7 rings'에 맞추어 선보인 2인의 오프닝 댄스는, 춤의 주제인 '몽중설몽(夢中說夢)'을 불러오는 프롤로그에 가까워 보인다. 'I want it, I got it(내가 원하면 사버린다, 갖고 만다)'라는 가사가 수없이 반복되는 사소한 욕망으로 가득 찬 노래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도 많은 20대의 젊은 춤꾼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모티프가 되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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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녀들의 춤 속에서 '나(I)'와 '그것(it)'은 서로에게 운명처럼 향해 있지만 부조화를 이룰 뿐. 현실에서 '그것'을 잡으려 하는 무용수들의 몸짓은 번번이 텅 빈 가슴앓이로 돌아와, 결국엔 그녀들에게 '꿈꾸는 삶'을 종용하는 듯 보인다. 

 

본격적인 몽중설몽. 프로그램은 악몽, 행복한 꿈, 회상, 즐거운 꿈으로 구성되었다고 소개한다. 

 

잠에 빠진 소녀는 꿈 속에서 어딘가로 나아간다. 그러나 꿈 속에 투영된 '나'는 계속해서 제자리를 맴돌거나, 의미 없이 부자연스러운 움직임만을 되풀이할 뿐이다.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곳에서, 마치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기이한 느낌에 혼란스러워질 즈음, 아방가르드한 재즈보컬의 스캣과도 같은 보이스가 전위적이면서 괴이한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파자마 입은 소녀를 악몽으로 밀어 넣는다. 무언가에 조종 당하는 듯한 내 몸. 엄습해오는 해괴한 사운드에 나는 계속해서 놀아난다. 마치 '나'보다는 '세상'이 바라는 대로 끌려가는 듯한 삶이, 무의식 안에서 소리 없는 고통을 호소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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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대한 무의식의 저항이 그렇게 악몽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생각만 해도 행복한 꿈도 있다. 박진영의 'Swing Baby'의 리듬을 타며 드레스 자락을 펄럭이는 춤은 흥겹기 그지없고, 영화 라붐의 삽입곡 'Reality'는 그 사랑스러운 멜로디만으로도 소녀들의 가슴에 큐피드의 화살을 꽂는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장미꽃잎에 맺힌 빗방울, 따스한 모직 벙어리장갑, 바삭거리는 사과과자... 내가 좋아하는 이런 몇 가지를 떠올리면, 슬픈 기분이 들 때도 그리 나쁘지 않아'라고 노래하는 'My Favorite Things'의 춤. 세상의 중심에 선 소녀의 자유로움이 무대를 수놓는다. 연이어, 아라빅(Arabic)한 이국적 음악과 함께 말괄량이 삐삐가 되어보는 씩씩 발랄한 춤은, 행복한 꿈 시리즈에 즐거운 하이라이트다. 

 

한편, 우리가 꿈에서 만나는 세상이 몽상(夢想)적이지만은 않다. 이따금 우리네 삶을 돌아볼 때,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해야 하는 것에 정진해야 했던 가슴 시린 지난날이 있을 것이고, 때로는 마음 속 깊숙이 남아있는 어릴 적의 기억 한 켠에서 새로운 희망을 다짐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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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녀들이 꿈에서 '회상'하는 그때가 과연 어떠한 때인가 하는 것은, 이 작품에서 그리 중요치 않았다. 한여름 열기에 이글거리는 아스팔트 위 신기루처럼, 무용수들의 눈앞에서 일렁이는 손은, 아련한 회상의 심상을 단순하지만 정확하게 표현해낸다. '신체 말단의 뼈와 복잡한 구조물로 맞물린 손'이 그려내는 울렁임. 손바닥과 손등의 춤은, 그저 추억하고 떠올릴 수 있는 한 때가 있다는 것이 좋을 뿐이라 말한다. 그래서인지 그녀들의 시선은 자주 먼 곳을 향하고, 허공을 휘젓는 손끝에는 여운이 남는다. 

 

꿈 여행으로 떠나는 마지막 열차. 플랫폼에 들어서는 반짝이는 은색 바지와 코발트블루 셔츠의 화려함이 심상치 않다. 화려한 색감의 의상과 쿵쿵 거리는 클럽 필(feel)의 사운드는 여덟 소녀들을 무대 위의 스타로 만든다. 두 명씩 세 명씩 동작을 연결하며 조직적인 춤의 물결로 멋들어진 대형을 그리는 스테이지. 마치 한밤의 댄스경연을 연상시키는 환희와 자신감에 찬 소녀들의 춤은, 그 어떠한 즐거운 꿈보다도 서로 함께임에 기쁘고, 함께라서 해낼 수 있다는 3김1조의 자부심과 도전의지를 춤추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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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역에 이르자, 잠이 채 깨지 않은 소녀는 다시 선잠이 들고, 이 모든 꿈들이 달콤한 추억인 양, 빠져들고 싶은 꿈인 양, 한 데 어우러지며 선잠결의 머릿속을 뒤죽박죽 섞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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