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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진=무록

국내외 예술가와 문화 교류의 장, 2022 대구국제무용제 1일차
- 함축된 표현과 다양하게 변주되는 해석의 재미
- 제24회 대구국제무용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제24회 DIDF 대구국제무용제

2022년 11월 06일, 08일 /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비슬홀

 

- 글 : 이선영
- 사진/진행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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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ms.mhn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8437

 

 

국내외 안무가들이 참가한 2022 대구국제무용제가 지난 11월 6, 8일 양일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과 비슬홀에서 열렸다. 

 

대구국제무용제는 1998년 처음으로 개최되어 올해 24회를 맞았다. 
국제무용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탈리아, 이스라엘, 중국, 한국, 일본, 나이지리아, 베트남 등 6개국이 참가했다. 11월 2, 3, 4일로 진행 예정이었던 일정이 국가 애도 기간에 의해 6, 8일로 변경되었다. 일정 변경으로 인해 당일 참가를 하지 못한 일본의 DANCE PJ REVO와 베트남의 Arabesque Dance Company는 본 공연 전 vcr로 만나볼 수 있었다. 

 

지난 6일, Square House Creations, Good Luck’s Dance Company, 김용걸댄스시어터, Mizuki Taka, 신창호 X 케이아츠 총 5팀이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2022 대구국제무용제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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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 House Creations 'My Vimana, Godspeed!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My Vimana, Godspeed!” - Square House Creations / 안무 Marco Russo Volpe, Larissa Dorella

 

정적만이 있는 무대에서 샤막 뒤로 일정한 보폭으로 뛰는 모습과 거친 숨소리만이 들린다. 그림자로는 여러 사람이 보이는 듯했지만, 막이 걷히고 남녀 둘만이 있다. 여정을 향해 가는 듯 일정한 보폭으로 다시 뛰며 무대를 휘젓는다. 

무대 뒤편에 있는 전구를 향해 무릎을 꿇고 숭배하는 듯했다. 뒤이어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나오고 다시 뛰어가며 여행을 한다. 마치 엘리야에게 까마귀를 보내어 음식을 내리신 하나님의 성경 속 말씀처럼 하나님의 선지자로서 말씀을 퍼뜨리고 공유하는 그 반복적인 행위를 하며 맞이하는 여행을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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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luck’s dance company '대당성세'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대당성세 - Good luck’s dance company / 안무 왕솽

 

중국의 전통적인 음악이 흐르고 부채를 든 남자 무용수 한 명이 등장한다. 
그저 하릴없이 춤을 추고 신나게 흥을 돋운다. 그러다가 뭔가를 깨달은 듯 진지한 음악과 애절한 선율로 바뀐다. 무언가를 향한 간절한 모습에 그 대상이 궁금해진다. 

이윽고 6명의 여자 무용수가 나온다. 간절함의 대상인 듯, 느리고 나른한 음악들과 정적인 표현이 극대화된 몸짓이다. 천천히 움직이는 몸짓에 모두 집중하게 되고,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낭만적인 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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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걸댄스시어터 'La Stravaganza'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La Stravaganza - 김용걸댄스시어터 / 안무 김용걸

 

발레리나의 우아하고 단정한 무대를 기대했다면 큰 오산이다. 새빨간 클래식 튜튜를 입고 아무렇게나 풀어헤쳐져 있는 머리칼로 등장한 발레리나는 어딘가 상처 입고, 분노한 모습처럼 보였다. 
발레리나의 독무가 끝나고 익숙한 선율이 흘러나온다. 한 명씩, 두 명씩 짝을 이루어 처연한 듯 분노한 듯 경쾌하게 춤을 춘다. 

5명의 발레리나는 물론이고 무대와 조명의 혼연일체도 돋보였다. 
독무와 4명, 5명의 군무 등 구성과 음악의 변화가 잦았다. 자칫하면 분산될 수 있는 시선을 조명으로 적절하게 잡아주었다. 
특히 무대가 거의 끝날 때쯤 과거 표현을 위해 필름 영화처럼 조명으로 끊기게 연출된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안토니오 비발디의 12곡으로 이루어진 바이올린협주곡 중 한 곡을 재해석한 무대였지만, 발레의 재해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정열적이고 거침없는 발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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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zuki Taka 'Doldrums'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Doldrums - Mizuki Taka / 안무 Mizuki Taka 

 

여자 무용수 홀로 무대 상수에 서 있다. 
나아가고 싶지만 나아가려 노력하지만, 결국 제자리다. 열심히 노력해보지만 좌절하며 넘어진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듯 손을 뻗어 보지만 다시 좌절한다. 그렇게 혼자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아버린다. 

하지만 이내 조금씩 일어나 어느새 무대 중간까지 온 무용수는 또다시 두 번째 좌절을 겪는다. 첫 번째 좌절을 겪은 후에 사람들에게 손을 뻗지 않고도 일어나는 법을 배운 듯, 그저 홀로 돌아온 길을 되짚어 보기라도 하듯 왔던 길을 뒤돌아갔다가 전진한다. 

무대의 끝에 다다랐을 때는 모든 몸짓을 멈추고 왔던 길을 돌아본다. 천천히, 조금씩 격렬하게 앞으로 나아가다 앉아서 관객석을 응시하며 무대는 끝이 난다. 

마치 한 사람의 성장일기를 본 듯하다. 청춘의 노력이 가득한 그 순간 속에서 제자리에 서 있는 무기력한 자신을 느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 조금씩이지만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희망과 위로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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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호 X 케이아츠 'No Comment'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No Comment - 신창호 X 케이아츠 / 안무 신창호 

 

심장의 두근거림, 몸부림을 표현.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위를 무대 안에 녹여냈다. 
가슴을 때리며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10명의 남자 무용수가 이 행위를 마지막까지 반복한다. 

오로지 추상적인 하나의 행위, 그 속에 담긴 미묘한 차이 속에서 전쟁의 시작과 끝을 보는 듯했다. 군인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군무와 어딘가 지쳐 보이는 모습, 반복적으로 총을 맞는 모습으로 불규칙적으로 쓰러지는 무용수의 모습을 보며 이 이야기의 끝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같은 춤을 추는 질서 속에서 무질서하게 다시 주저앉고 쓰러지는 무용수의 모습이 반복되다가 순간 단정한 셔츠와 재킷 차림이 아닌 형형색색의 셔츠를 입은 채 반복적인 춤을 췄다. 더 이상 전쟁의 고통이 아닌 환희의 춤으로 보였다. 

마지막 무대에서 달려 나와 관객석에서 반복적인 춤을 출 때 몇몇은 셔츠를 벗고 맨몸으로 춤을 췄다. 화려한 해피엔딩을 보는 듯했다. 우리의 삶도 그 끝이 아름다웠으면 하는 행복한 상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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