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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진=무록

검은 탄광 안에서 희망을 찾는 움직임 - 프로젝트참 ‘블랙 다이아몬드’

 

대구문화창작소 제44회 달스타2030예술극장

2025년 4월 26일 (토) 오후 18:30 / 달성예술극장

 

- 글 : 최윤정

- 진행/사진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Project CHAM
BLACK DIAMOND

- 안무 : 변수민

- 출연 : 윤효인, 한기태, 이유선, 김건우, 이민석, 변수민

 

 

잊지 말아야 할 아픈 역사 중, 일제강점기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소년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쌓아 올린 움직임이 4월 26일 오후 6시 30분, 달성예술극장에서 상연되었다.

‘프로젝트 참’은 역사에 기록된 사건에 개인적인 주관을 섞어, 그들이 재연하고자 하는 역사의 아픔과 민족의 고통을 공연에 담았다. 이 공연을 기획한 변수민 대표는 과거의 아픔을 되새기는 일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오늘의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되묻는 작업이라 말한다.

그날의 단편이 한정된 공간 위에 펼쳐지고, 관객들은 어둑한 광산으로 진입한다. 검은 박스로 둘러싸인 무대 위, 아픈 역사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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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처럼 쌓여있는 사람들, 아무런 생명력 없이 시체처럼 움직이는 이들 사이로, 소년들의 육신을 짓밟는 일본인이 경쾌한 걸음걸이와 함께 등장한다.

그가 사람들을 뛰어넘으면 신체로 이루어진 더미는 무너지고, 여러 사람의 신체로 분해된다.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바닥에 붙이고 기어가는 소년들과 달리, 사람의 탈을 쓴 야만인은 두 개의 다리를 땅에 붙인 채 그들의 위에 군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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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에게는 시선의 자유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를 마주할 수도 없고, 자신의 위에 군림하는 그를 쳐다볼 수도 없다. 일본인이 소년의 허리춤에 고리를 채우면,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저 끌려다닌다. 소년에게 주어진 움직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일본인의 발에 채이면,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 소년에게 주어졌던 생명과 존엄은 그 단순함 움직임으로 말살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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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과 폭력, 강압과 학살을 모두 한 사람이 표현함으로써 그는 상징성을 갖게 되고, 더 절대적인 지위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부당하게 쌓아 올린 지위는 무너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 커다란 벽 앞에, 청년들은 주저앉는다. 서로에게 쌓이고, 겹친 몸 위로 무너진다.

석탄을 캐기 위한 무기력한 날들이 아무 힘 없는 고된 몸동작으로 표현된다. 바닥을 기어다니며 석탄을 캐다가 쿵- 하는 일본인의 위협적인 발소리 한 번에 그의 발 아래로 모여든다. 그 치욕스러운 움직임조차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었던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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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과 고난 속에서도 소년들은 다시 한번 자유를 꿈꾼다.

자신들을 바라보던 감시의 눈이 퇴장하면 이들은 탄광의 한구석에서 검은색 꽃을 줍는다. 석탄을 다르게 칭하는 말인 검은 다이아몬드가 이들에게 자유를 가져다줄 것처럼 표현된다.

그들의 목 위로 피어난 검은 꽃은 작은 얼굴을 모두 덮어, 소년들이 마치 꽃처럼 보이게 한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그 어떤 핍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이들은 극복을 꿈꾼다. 희망을 꿈꾸고 자유를 바란다. 이 어두컴컴한 탄광의 밖으로 나가길 희망한다.

그들의 희망은 검은색이다.

석탄이 그들이 만질 수 있는 현실이자 이상이기 때문이다. 만개한 검은 꽃들은 주저앉지 않는다. 짓밟히고 무너져도 다시 한번 일어서려 노력한다. 이들이 꿈꾸던 자유가 빛을 향해 꽃을 피운다.

희망이 움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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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행하는 모든 움직임에서 역사의 아픔과 고통으로 가득했던 지난 시간이 묻어난다.

고민한 흔적과 그 위에 세워 올린 계산된 행동은 역사를 되짚어주고 아픈 기억을 잊지 말자 소리친다.

이들의 무대에는 고난과 과거가 담겨있다. 동시에 현재와 미래가 투시된다.

무대 위에서 움직이는 것은 현재를 사는 무용수가 아니라 과거를 살아낸 이름 모를 과거 속 인물들이다.

그들이 만들어낸 검은 꽃은 향기가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희망을 꿈꾸었을 것이다. 그것만이 그들이 살아낼 수 있었던 삶의 의미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 반복되어서는 안 되는 지난날의 시간을 무대 위로 고스란히 옮겨놓은 프로젝트 참의 <BLACK DIAMOND>는 검은 꽃이 전하는 그럼에도 다시 한번, 희망의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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