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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진=무록

고요한 날갯짓의 원초를 따라

'프시케댄스시어터 창단공연 변태 Metamorphosis'

 

대구문화창작소 제42회 달스타2030예술극장
프시케댄스시어터 창단공연
변태 Metamorphosis
2025년 2월 23일 (일) 오후 6시 / 달성예술극장
주최 : 대구문화창작소
주관 : 프시케댄스시어터

 

- 글 : 최윤정

- 진행/사진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지난 2월 23일, 달성예술극장에서는 한 무리의 나비가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영남대 출신 학생들이 모여 창단한 댄스 시어터 프시케의 첫 날갯짓을 보기 위해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왔다. 각자의 손에 꽃다발과 팜플렛을 들고, 이제껏 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보기 위해 모여든 관객들의 머리 위로 어둠이 내리면, 바스락 소리와 함께 공간이 태동한다. 이내 정적이 찾아오고, 준비를 마친 무대 위로 서서히 빛이 들어온다.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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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한가운데에 거대한 고치가 누워있다. 고치는 투명한 비닐로 이루어져 있으나, 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없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예측이 불가하다. 이때 부스럭- 소리와 함께 미성숙한 개체가 깨어나, 느리게, 그러나 꾸준히 기어서 둥지를 벗어난다. 마침내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 움직임이 시작된다. 그러나 아직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하고, 불완전한 흰색의 막에 둘러싸여 온전히 두 발로 땅을 딛다 무너진다.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는 동안, 하얀 막은 완전히 탈락하고 혼자의 힘으로 자신을 지탱한다. 자신을 품었던 고치의 위에 주욱 늘어진 몸은 그것을 끌어당기며 온몸으로 땅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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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개성을 죽인 채 뭉쳐있는 덩어리는 무덤같이 보이기도 하고, 깨어나지 못한 이들의 둥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주위로는 하얀 막을 손바닥과 무릎 아래에 두고 무대를 배회하던 무리가 군집 위로 미완성의 천을 덮어주고는 머리와 다리의 위치를 뒤집는다. 하얀 덩어리는 생명의 탄생을 재연하는 것처럼 천을 찢으며 세상에 드러난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며 쌍을 이룬 다리가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가 무너진다. 한순간 하늘과 땅을 오간 그들의 사이에서 두 개의 생명이 솟아나고, 서로 하나의 몸을 이룬 것처럼 움직이며, 두 개의 육신임에도 하나의 온전한 개체로 거듭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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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인다. 이들의 생명력이 계속해서 혼합되며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사람들 사이가 아닌 외부로 나가려다가도 서로를 부여잡고 구속한다. 특정 개체를 가두려는게 아니다. 천천히 모두가 함께 나아간다. 여러 무리로 나뉘어져 있지만 이들은 모두 같은 목표를 이야기한다. 이들이 전하는 에너지는 하나의 방향에서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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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에너지가 무대로 들이닥치는 순간, 각자의 언어로 말하던 군집들은 흩어지고 파동을 일으킨 생명만이 남아 정적을 만든다. 고요 속에서 나온 두 개체는 서로에게 기댄 채 일어서려 하지만 이는 실패로 돌아간다. 그러나 등을 맞대고 땅을 딛었을 때, 한 명의 지배를 받는 듯 안정적인 네 개의 다리가 움직인다. 퍼즐처럼 각자의 움직임이 서로에게 맞아 들기 시작하고, 이때 다른 집단이 합류하며 다채로운 색을 지닌 그림이 된다. 맞아떨어지는 군무는 다채로운 에너지의 색채로 분하고, 하나의 개별 행동이 도드라지면 모두가 동조하여 박자를 달리하면서도 내뿜는 파장은 동일한 결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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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개체의 날갯짓을 갈망하는 몸부림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 사이로 타인의 침범이 있어도, 노력은 멈추지 않는다. 날개로 자신의 몸을 감싸고, 고치를 벗어나려는 열망 안에서 이들의 날개는 세상을 견뎌낼 만한 양분을 얻는다. 그것이 아무리 힘들고 지치는 시간이 될지라도 다시 일어서고, 그 행위를 반복한다. 낙오자 없이 모두가 일어설 때까지 견뎌낸다. 버텨낸 이들이 얻는 것은 무언인가. 각자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독립적인 날갯짓과 처음으로 맛보는 성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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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무리의 치열한 움직임은 각자가 원하는 세상으로 날아가기 위한 처절한 움직임을 내포한다. 섞여 드는 두 덩이의 무리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중앙으로 밀집한다. 고초를 겪어내던 이들 가운데 한 마리, 한 마리가 완전히 성숙한 개체로 태어나 날개를 움직이기 시작하며 완전하게 펼쳐낸다.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한 무리의 나비들이 전진한다. 앞으로,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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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을 살아가는 작은 생명에 인간의 유한한 삶을 투영한 프시케 시어터의 창단 공연 '변태'는 미성숙한 애벌레가 성숙한 개체인 나비가 되는 과정이 모든 생명의 삶과 다르지 않고 표현한다. 대표 류음비는 개개인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각자의 고유성을 잃지 않으려는 변화와 기회의 여정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숨, 마음, 영혼과 나비를 뜻하는 '프시케'는 집단의 이름을 따라 첫 창단 공연에서 정체성을 드러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가?' 이 질문은 '변태'라는 작품이 던지는 질문이다. 무엇을 위해 날갯짓하는가. 우리는 언제까지 몸부림쳐야 하는가. 연쇄된 질문 속에서도 나비는 탄생했고, 삶은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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