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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진=무록

하나의 길, 길을 밟는 여정 '아정무용단 - 길위의 길'

 

손혜영아정무용단 '길 위의 길'

2024년 11월 9일 (토) 17:00 / 경산시민회관 대극장

 

- 글 : 최윤정

- 진행/영상(캡처)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지난 11월 19일, 경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길 위의 길'이라는 타이틀로 아정무용단의 공연이 상연되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손혜영의 춤'이라는 주제를 메인으로 여러가지 전통춤이 목적지로 향하는 길을 장식하였다.

 

한국의 고유한 미를 보여주며 대한민국 전통춤의 건재함을 알리는 아정무용단은, 본 공연에 앞서 영상으로 기대를 띄운다. 막이 오르고, 흰 장삼을 길게 늘어뜨린 채 무대에 자리한 두 사람이 천천히 일어선다. 길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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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terfly Effect, 그 길의 시작' 승무

- 출연 김세미, 장희정


엄숙하게 시작하는 가장 첫 번째 춤은 승무로, 공연의 포문을 묵직하게 열어준다. 바닥을 가득 덮은 삼베가 무용수의 손 끝을 따라 조용하게 모아지고, 허공에 흩날린다. 이를 조종하는 무용수 또한 느릿하고 고요하게 움직이며 무대 자체에 엄숙한 느낌을 가득 담아낸다.

 

작은 움직임 만으로도 모양을 달리 하는 천을 손 끝에 두고 무용수들은 기민하게 이를 이용한다. 이 날 입구를 여는 길이 하늘에까지 닿기를 염원하는 모양처럼 이들의 한은 허공으로 한껏 솟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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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물들이다' 벽파입춤

- 출연 서민정, 홍지선, 김여진, 김한샘


살포시 들어올린 치마 밑으로 조심스러운 발걸음이 봉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온전히 전달되는 화사함이 무대를 비추는 조명을 지나 관객에게까지 전해진다. 이미 발아를 마치고 만개를 앞둔 꽃과 같이 활짝 피어 빛을 발산한다.

 

풍성한 꽃다발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 나는 향기는 나비를 꾀어낸다. 겉모습보다 중요한 건 내면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이들의 움직임에서, 그리고 벽파입춤을 소화하는 이들의 마음가짐에서 순간순간의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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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웃으나 소리는 들리지 않고' 살풀이춤

- 출연 손혜영


이전 무대인 벽파입춤의 가운데에서 시작한다. 이전의 무대와는 결을 달리하는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한이 쌓이면 풀어내고, 다시 쌓이면 풀어내려가며 무용수가 가진 한을 전부 쏟아낸다.

 

이 천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명이 객석에까지 동요되고, 조용하지만 임팩트 있게, 또 느릿하게 진해왼다. 명확한 대상이 느껴지고 무용수는 그 대상을 위해 춤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러나 감정적인 마찰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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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지방天圓地方' 산조춤

- 출연 장윤정, 서보근, 남윤주, 방명희, 이인애, 김나경, 이서현

- 연주 이미경


가야금의 차분한 운율에 몸을 맡긴듯, 무대 위를 흐르는 모양 없는 음가에 무용수의 몸짓 또한 물처럼 흘러간다. 부드럽고 묵직하다. 이들이 내뿜는 에너지는 밖으로 힘차게 뿜어나가지도, 안으로 끝도 없이 흘러들어가지도 않는다. 그저 이 공간에 잔잔하게 고여서 아주 조금씩 움직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붙잡아둔다.

 

한동작, 한동작을 취하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몸이 충분히 충동을 느끼고 움직일 수 있도록 움직인다. 그러다, 가야금의 선율이 바뀐다. 잔잔하고 진중했던 음운이 약간의 속도감과 쾌활을 더했고 산조춤을 추는 무용수 또한 속도감이 붙었다. 개인의 에너지가 따로 뿜어져 나왔다면, 운율이 변하면서는 서로의 선과 방향이 뭉치기 시작했다. 양쪽에서 따로 추던 춤이 중앙으로 몰려들어 한 송이의 꽃이 피는 것처럼 활짝 피어난다. 빙빙돌며 풍성하게 벌어지는 치마폭이 무대를 화려하게한다.

 

이어 가야금의 화려한 독주가 연주되고, 다시 화려하게 뻗어나와 이들의 발재간을 마음껏 뽐낸다. 중앙 무대 뒤로 모였다가 무대 앞으로 한꺼번에 나오며 감정의 물결이 휩쓸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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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의 조화로운 두드림' 우도설소고춤

- 출연 조연우, 강길령, 이은수, 권정현, 이명진, 이예림


앞선 진중한 느낌과 다르게, 끝까지 묵직한 느낌을 가지고 퇴장하는 산조춤의 뒤로 가볍고 생동감 넘친는 발걸음이 뒤따른다. 덩- 덕-하는 소고소리와 함께 빙빙 돌며 팔을 위 아래로 뻗고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은 농가 한복판의 생기 넘치는 이미지가 연상된다.

 

이들이 뛰는대로 흩날리는 치마폭이 무대를 살아있게 한다. 이들의 발걸음에는 주춤거림과 망설임이 없다. 시원시원하게 뻗어나가는 움직임 한손에는 소고채를, 다른 한 손에는 소고북을 쥔 채 농사를 짓는다. 이 무대의 전반적인 속도는 빠르고 쾌활하다. 이 무대를 하면서 느끼는 신명을 관객석에게까지 전해주겠다는 포부가 느껴진다.

 

앉았다 일어서며 단조로운 무대에 변주를 준다. 좌우를 빠르게 변화하며 무대를 보는 사람의 시선을 여러 갈래로 분산시킨다. 분산의 연속이다. 무용수들의 신명나는 몸짓에 따라 관객의 정신이 동화된다. 그 끝엔 신명이 있다. 전통춤의 여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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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성대를 노래하다' 태평무

- 출연 손혜영, 김세미, 장희정, 박정희, 김미수, 안주연, 윤수경, 고선옥, 김하나


이들이 간절하게 염원하는 것은 한 나라의 태평성대이다. 평화와 웃음이 끊이지 않고, 근심걱정이 없는 것. 녹색 저고리와 푸른 치마를 입고 무대 위로 잔뜩 도열해 있는 사람들은 웅장함과 동시에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이들의 무대는 색채도 그렇지만, 움직임 또한 화려한다. 절제의 미가 있으면서도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동작에서 해방감을 느낀다. 중앙으로 모여들었다가 순식간에 무대 가장자리로 헤쳐나간다.

 

다수의 무용수가 보이지 않는 소망으로 연결되어 한 길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간다. 이들이 바라는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태평무가 총체적으로 가르키는 한 가지 소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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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길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각각 다른 춤임에도 끊기지 않고 연속되며, 이 무대 전체가 하나의 길을 향해 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각 춤의 특징을 살리며 다음 무대와 부드럽게 연결되는 것이 하나의 포인트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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