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승되는 전통, 다시 틔우는 꽃 '2024 대구전통춤문화제 차세대전 이립'
2024 대구전통문화제 차세대전
이립
2024년 11월 3일 (일) 오후 6시 /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
- 글 : 최윤정
- 진행/사진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지난 11월 3일,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에서는 젊은 무용수들의 한국전통춤판이 벌어졌다. 전통을 계승받은 무용수들이 어떻게 이를 소화해낼지, 자신만의 개성을 녹여낼지 기대가 모아지는 가운데, 정겨운 태평소 소리가 깔린다.
화선무 임이조류
- 출연 김도연
새가 지저귀고 냇물이 졸졸 흘러내린다. 그 가운데에서 여유넘치게 부채를 쥐었다 펼치는 모습이 허상의 자연과 어우러지는 것이 절경에 가깝다.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가히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타고나 관객의 시선을 잡아챈다. 우아한 모습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마냥 무겁지만은 않게 무대를 즐긴다.
태평무 한영숙제 박재희류
- 출연 유경원
혼자서 추는 태평무는 마치 나라가 기울어 이를 살리고자 하는 중전의 고민이 녹아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은 채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고, 자신이 품은 책임감에 크기를 눈으로 볼 수 있다. 평화와 안위를 염려하여 커다란 걱정을 등에 업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김백봉부채춤
- 출연 이은영
무대는 여러 색조의 화려함에 장악당하고, 커다란 부채는 무용수의 손에서 놀아난다. 한 송이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조용하지만 멀리 향기를 내뿜는다. 부채가 펼쳐지면 색채가 살아나고, 사르르 접히면 조심스런 손놀림이 돋보인다. 쾌활하고 밝은 움직임이 부채와 함께 널리 퍼뜨려진다. 무용수의 손짓과 더불어 부채의 움직임까지 예술로 느껴진다.
살풀이춤 한영숙류
- 출연 이서현
앞선 무대와 다르게 느리고 진중하게 이어나간다.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하이얀 천에 본인이 가진 슬픔과 한을 가득 담아 허공으로 흘려보낸다. 이 과정에서 걱정이 녹아내렸다면, 이것을 위로라고 하겠다. 얼렀다 풀어지는 천이 주인의 모든 한을 짊어지고 이내 무겁게 떨어진다. 무용수가 천에 끌려다니는 듯한 느낌도 들어 한을 잡아먹은 천이 자라나고 있는 것 같다.
남도소고춤 김평호류
- 출연 박소현
붉은 조끼를 걸치고 꼬리와 비슷한 옷자락을 살랑인다. 소고는 무용수의 손 안에서 놀아나며 흥을 돋군다. 옷을 스치는 채와 소고가 흥겹게 두들겨지고, 공중을 한 바퀴를 돌아 착지하는 무용수의 몸놀림이 가볍다. 신명은 둘째가라면 서럽고 무엇보다 재간있는 발놀음이 의상과 조롭게 어우러진다. 바닥과 발을 거쳐 차올려지는 소고가 인상적이다. 리듬에 따라 달라지는 소고소리가 흥미롭고 무용수의 몸놀림이 호쾌하다. 망설임이 없고 자제하지 않는 에너지가 폭발한다.
노랫가락장고춤 성윤선작
- 출연 김혜미
노래 가사에 맞춰 무대 전반을 돌아다닌다. 움직임이 가볍고 장구가 이 무대를 유기적으로 이어준다. 이윽고 노래가 잦아들고 장구소리만이 남으면, 무용수의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차오른다. 장단에 맞춰 계속되는 장구소리가 무대를 신명나게 하고, 채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무용수의 에티튜드가 흥미롭다. 무대 위를 전방위적으로 뛰어다니며 장구의 리듬을 따라가는 움직임이 여유롭게 흘러가며 장구춤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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