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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의 대중화 꿈꾼다! 여러 작품 속 핵심만 모은 '해설이 있는 발레갈라'

- 제32회 퍼팩토리2030예술극장 – 루스발레컴퍼니 ‘해설이 있는 발레 갈라’

- 클래식 발레부터 캐릭터댄스...8개 작품 선봬

 

제31회 퍼팩토리2030예술극장 - 루스발레컴퍼니 '해설이 있는 발레'

2022년 9월 4일 (토) 17:00 / 퍼팩토리소극장

 

- 주최 : 대구문화창작소, 스테이지줌

- 주관 : 루스발레컴퍼니

- 안무/재구성 : 정지윤

 

- 글 : 김윤정

- 기획/사진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문화뉴스 기고 바로가기

http://www.mhn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4403

 

 

지난 9월 4일. 대구문화창작소가 기획하는 퍼팩토리2030예술극장 ‘루스발레컴퍼니 해설이 있는 발레갈라’ 공연이 대구 퍼팩토리소극장에서 열렸다. 2017년에 시작된 2030예술극장은 대구지역의 20대, 30대 젊은 안무가들이 창작활동에 몰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자 기획된 것으로 이번 공연이 32회째다. 

공연에 참가한 루스발레컴퍼니는 지역에서 발레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단체로 이번 무대에서 클래식 발레와 컨템포러리 발레, 캐릭터댄스 등 8개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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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루스발레컴퍼니 '캐릭터댄스 Barre'/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제공

 

 

1. '캐릭터댄스 Barre'

공연의 시작을 알린 첫무대는 여러 나라 민속춤의 특징을 살려 구성한 '캐릭터댄스(Barre)'였다. 가벼운 연습복 차림에 토슈즈가 아닌 힐(heel)이 있는 검정색 캐릭터슈즈를 신고 바(Barre) 옆에 서 있는 세 명의 무용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발레 훈련의 도구인 바(Barre)를 잡고 무용수들이 러시아, 스페인, 폴란드 등 개성이 강한 민속춤의 스텝(왈츠, 폴카, 마주르카)과 제스처, 손동작을 발레 기법으로 표현했다. 

생소하면서 흥미로웠다. 풀업(pull up), 턴아웃(turn out)의 사용 등 발레의 기본동작을 담고 있으나 발레의 튀튀(tutu) 의상을 벗어난 점, 번갈아 행해지는 힐(heel)과 토(toe)의 사용, 발끝을 안쪽으로 사용하는 등 클래식 발레에서 꼭 지켜야 하는 형식을 벗어난 독특한 움직임들이 있었다. 또한 몸의 중심 이동이 크고 길고 가벼운 팔과 다리의 연출, 캐릭터슈즈로 바닥을 경쾌하게 두드리는 등 제한된 공간인 바에서 자유롭고 다채로운 동작을 볼 수 있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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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루스발레컴퍼니 ‘곱사등이 망아지’ 중 프레스코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제공

 


2. '곱사등이 망아지' 중 프레스코

이번 무대는 러시아 민화를 녹인 발레 작품 ‘곱사등이 망아지’에서 발췌된 춤이다. 곱사등이 망아지가 지닌 마술 채찍의 힘으로 벽화 속 여인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내용이다. 

조명이 켜지고 오렌지빛 의상을 입은 네 명의 여인들이 각자 자신만의 아름다움과 개성을 뽐내듯 차례대로 움직인다. 

무용수들의 등장, 퇴장으로 번갈아 진행되는 장면전환과 함께 여유 있는 솔로 무대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군무로 때론 느리게, 때론 빠른 템포로 무대를 가득 채워나갔다. 무용수들의 즐거운 표정과 부드러우면서도 경쾌한 움직임은 벽화 속 여인들의 자유를 만끽하는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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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루스발레컴퍼니 '지젤' 1막 중 패전트 파드되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제공

 


3. '지젤' 1막 중 패전트 파드되

발레에서 파드되는 남녀 무용수가 함께 추는 춤으로 클래식 발레에서 빠질 수 없는 춤의 형식이다. '지젤' 1막 중 패전트 파드되는 포도 축제에서 왕과 왕비로 뽑힌 농부 한 쌍이 추는 춤으로 다양한 구성과 볼거리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은 무대였다. 

춤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의 역할을 하는 짧은 앙트레(entree), 남녀 무용수가 함께 느린 음악에 맞춰 추는 아다지오(adagio), 남녀 무용수 각자가 독무를 추면서 기량을 뽐내는 바리에이션(variations), 빠른 템포에 맞춰 남녀 무용수가 함께 춤을 추는 코다(coda)로 마무리되었다.

파트너와의 호흡과 신뢰가 느껴졌으며 연속적으로 구사하는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리프트와 회전 동작 그리고 여자 무용수의 훌륭한 밸런스(balance)가 돋보이는 무대였다. 남자 무용수는 여자 무용수를 잘 지지해주었고 여자 무용수는 도움을 받아 아름다운 선과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작곡가 아돌프 아당의 아름다운 음악에 녹아든 우아한 발레 동작을 보며 동화의 한 장면 속에 잠시 머물다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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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루스발레컴퍼니 '로렌시아' 중 플라멩코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제공

 


4. '로렌시아' 중 플라멩코

무대가 밝아지자 스페인 민속의상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붉은색 의상과 화려한 조명 속으로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빠르지만 가볍지 않은 리듬 속에서 무용수들의 점프와 함께 휘몰아치는 원색의 화려한 주름치마는 정열의 춤, 플라멩코 그 자체였다.

격렬한 발놀림과 몸짓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네 명의 무용수. 그중에서도 루스발레컴퍼니 정지윤 대표의 작은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에너지가 인상 깊었다. 활처럼 휘어지는 유연성이 돋보이는 상체 움직임과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발 스텝,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눈빛으로 열정을 다해 무대를 이끌었다. 

'로렌시아'는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발레 작품으로 순박한 청년 프론도조가 귀족 청년의 음모로부터 아름다운 처녀 로렌시아를 구출해 사랑을 이룬다는 내용의 작품으로 그 가운데 여인들이 화려한 플라멩코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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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루스발레컴퍼니 '돈키호테' 1막 중 스페인 광장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제공

 


5. '돈키호테' 1막 중 스페인 광장

클래식 발레의 형식에 이국적인 스페인 춤을 접목시킨 무대.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발레로 원작과 달리 이발사 바질과 선술집 딸 키트리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작품이다. 그중 광장에서 펼쳐지는 투우사와 스페인 여인들의 흥겨운 춤을 선보였다.

음악이 흘러나오고 한 명의 투우사와 강렬한 색상의 의상을 입은 네 명의 여인들이 등장한다. 지중해의 낭만이 녹아있는 의상, 남녀 무용수들의 탬버린과 부채, 스페인풍의 경쾌한 3박자 음악에 맞춘 통통 튀는 움직임 등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요소가 넘쳐났으며 스페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격한 움직임을 멈추고 한 손은 허리에, 다른 한 손은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채 포즈를 취하는 모습에서 당당함과 자신감이 묻어났다.

움직일 때마다 들리는 남자 무용수의 경쾌한 탬버린 소리는 흥을 더해주었고 여자 무용수들의 물결치듯 움직이는 부채는 때론 여유 있게, 때론 유혹하듯 감정의 변화를 나타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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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루스발레컴퍼니 '돈키호테' 3막 중 파드되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제공

 


6. '돈키호테' 3막 중 파드되

클래식 발레의 아름다움과 화려한 테크닉을 가득 담은 무대.

'돈키호테' 3막 중 파드되는 사랑스러운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의 결혼식 장면에서 추는 춤으로 이번 무대는 그중 느린 음악에 맞춰 추는 아다지오(adagio)를 선보였다.

세트가 배제된 무대 위. 흑색의 어둠과 조명 속에서 무용수의 호흡과 신체 움직임의 윤곽이 그대로 드러났다. 사실 대극장 공연에서는 웅장함은 있되, 무용수 외에 세트나 배경에 잠시라도 시선을 빼앗길 수 있으나 소극장에서는 무용수들의 신체와 섬세한 움직임, 미세한 호흡과 시선 처리까지 관객도 함께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특히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를 어깨 위로 들어 올리는 리프트 동작과 여자 무용수의 연속 회전, 아름다운 선의 연출 등 고난이도 테크닉으로 시선을 끌었다. 느린 음악에 맞춰 추는 아다지오(adagio)야말로 두 무용수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수많은 연습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그만큼 무용수들에게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하면서 관객에게는 발레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작품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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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루스발레컴퍼니 '해적' 중 오달리스크 3인무/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제공

 


7. '해적' 중 오달리스크 3인무

오달리스크는 ‘왕의 궁녀’라는 뜻으로 해적 3막 파샤의 궁전에서 대부호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세 명의 여인들이 추는 춤이다. 이번 무대는 솔로 파트로 구성되어 세 명의 무용수가 각자의 매력적인 춤을 추며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무용수들은 빠르게 진행되는 작은 스텝과 한 다리를 공중을 향해 뻗은 후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동작, 다양한 회전 동작 등 화려한 기교를 흐트러짐 없이 소화해냈다. 그중 몸의 균형을 잡고 회전 동작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때 관객들에게 탄성을 자아냈으며 그것은 일정한 방향으로 집중하여 호흡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에 신기함마저 들었다.

배꼽이 드러나 있으면서 뒤집어 놓은 우산 모양의 짧고 탄력 있는 튀튀 의상은 지중해의 이국적 색채를 표현했으며 특히 통통 튀는 의상의 모양이 경쾌함을 표현하는 무용수들의 점프 동작과 회전 동작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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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루스발레컴퍼니 유니온 잭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제공

 


8. '유니온 잭'

발레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뜨린 뮤지컬을 닮은 즐거운 무대.

발레공연은 특성상 작품의 스토리나 형식, 기술 등 기본정보를 알지 못하면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 무대는 어떠한 설명 없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무대였다.

돛을 올리는 동작, 수평선을 살피는 모습, 헤엄치는 동작 등 마임을 곁들인 발레 동작으로 해군의 생활을 유머러스하게 잘 표현하고 있었다.

한 번쯤 들어본 영화 ‘콰이강의 다리’ 주제곡이 흘러나오며 작은 북소리와 휘파람 소리에 맞춘 남녀 무용수들의 경쾌한 움직임과 시원한 다리 동작, 코믹한 제스처는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유니온 잭'은 조지 발란신이 동작을 고안하고 안무하였으며 허쉬 케이가 영국 전통음악을 사용하여 발레곡으로 다시 만들어 1976년 뉴욕시티발레가 미국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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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스발레컴퍼니 ‘해설이 있는 발레 갈라’ 무대인사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제공

 


맺으며

이번 공연은 여러 장르의 발레 작품뿐만 아니라 바이올린과 첼로의 발레 음악 연주, 무용수들의 정돈된 테크닉과 역동적인 군무에 곁들어진 해설로 발레의 친근함을 선사한 무대였다. 

관객의 입장에서 다양한 작품의 하이라이트와 쉽게 접할 수 없는 캐릭터댄스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해설의 내용 면에서 작품들이 지닌 특성이나 매력, 스토리 특히 어려운 발레 용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부족해 감상하는 동안 춤을 제대로 이해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앞으로 관객에게 발레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보 제공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친절한 해설로 공연장의 문턱을 한층 더 낮추어주길 바란다. 발레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대중화를 위해 도전하는 루스발레컴퍼니의 건승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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