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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회상하며, 새로운 추억을 더하는 젊은 춤꾼들의 행복한 시간 – 루카스크루 'NOSTALGIC'

- 제30회 퍼팩토리2030예술극장 - 루카스크루

 

제30회 퍼팩토리2030예술극장 - 루카스크루 '노스탤직'

2022년 8월 13일 (토) 18:00 / 퍼팩토리소극장

 

- 주최 : 대구문화창작소, 스테이지줌

- 주관 : 루카스크루

- 글 : 김상우

- 기획/사진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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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hn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3180

 

 

지난 13일 오후 6시 대구 퍼팩토리소극장에서 제30회 퍼팩토리2030예술극장, 루카스크루의 'NOSTALGIC' 공연이 열렸다. 퍼팩토리2030예술극장은 20대, 30대 젊은 예술인들이 꿈과 열정을 펼칠 수 있도록 2017년부터 대구문화창작소에서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기획이다.

이번 공연은 제목으로 알 수 있듯 향수, 회상을 주제로 한 네 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루카스크루 예술감독을 겸하고 있는 김민수 대표는 ‘오늘 무대를 통해 무용수와 관객들이 추억을 떠올리며, 지난 시간의 향수를 느껴 보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1. 미키 / 안무 권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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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카스크루 '미키' 안무 권윤형 ⓒ이재봉

 

 

커플룩을 맞춰 입은 한 쌍. 두 사람의 만남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여자에게 마음을 표시하며 춤을 추는 남자와 그를 새침하게 쳐다보는 여자. 그의 마음을 받아들였는지, 두 사람은 무대를 누비며 호흡을 맞춰 춤추기 시작했다.

잘 어울리는 커플이 보여주는 무대는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질 수 있었고, 두 사람이 손을 맞대고 마주 설 때까지 분위기가 유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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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카스크루 '미키' 안무 권윤형 ⓒ이재봉

 


이후 격변하는 분위기. 차들이 지나가는 소음과 경적 등이 들리면서 두 사람은 혼란스러운 듯  어지럽게 돌아다녔다. 다시 호흡을 맞춰 춤을 추지만, 낭만적인 분위기가 아닌 기계적인 느낌이었다.

무대 정면을 향해 달리는 퍼포먼스를 보이는 두 사람. 같은 지점을 향해 달리면서 먼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경쟁했다. 밀치고, 제치고, 내동댕이치며 과열되는 경쟁. 치열한 퍼포먼스와 춤이 이어졌고, 남자는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세상도 사람도 순수했던 시절을 지나 격변하는 흐름 속에서 경쟁하고, 그 틈바구니에서 열정은 분노가 되어 우리를 더 지치게 만든다는 것을 잘 나타낸 작품이었다.

 

 

2. 너, 나 / 안무 이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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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카스크루 '너, 나' 안무 이가희 ⓒ이재봉

 


각각 흰색과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두 여성. 빨간 동화책을 들고 있던 검은 드레스의 무용수는 책을 내려놓고 곧장 다른 무용수의 옆으로 다가가 서로의 다리를 겹치며 나란히 앉았다.

서로의 몸에 의탁해 걷거나 춤을 추고, 같은 동작을 하며 한 몸처럼 붙어있는 무용수들의 모습은 둘도 없는 친구, 혹은 자매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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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카스크루 '너, 나' 안무 이가희 ⓒ이재봉

 


내려놓았던 동화책을 다시 집어 들고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다. 누워서, 서서, 앉아서. 다시 춤을 추고, 다시 책을 읽고. 반복하는 동안, 책 속의 이야기와 감상을 건네며 몸으로 교류했다.

흰 드레스의 무용수와 동화책, 그리고 풀벌레 소리. 홀로 남은 무용수가 풀벌레 소리를 음악으로 삼아 춤을 추며 무대가 끝났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았을 친구, 형제와의 소소하지만 소중했던 추억을 더듬게 되는 무대였다.

 

 

3. 잃어버린 시간 – 프루스트 효과 / 안무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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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카스크루 '잃어버린 시간 - 프루스트 효과' 안무 김동규 ⓒ이재봉

 


남성 무용수가 떨어져 있는 상의를 주워 들면서 무대가 시작되었다. 옷을 입지 않고, 얼굴을 파묻은 채 옷의 냄새를 맡는다. 한동안 그렇게 있다가, 여성 무용수 두 명이 다가올 때쯤 옷을 입기 시작했고, 다가온 여성 무용수들도 그의 옷에 코를 갖다 대며 냄새를 맡았다.

잠시 후, 세 사람은 좁은 조명의 고리를 벗어나 어둠으로 사라졌고, 다시 밝아진 무대에는 바쁘게 뛰어다니는 그들의 모습이 보였다. 정신없이 뛰어다니면서 보인 행동은 역시나 냄새를 맡는 것. 바닥에서, 벽에서, 그리고 자신의 옷에서 향기를 수집했다.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냄새를 맡는 행동을 멈추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힘없이 몸을 휘젓거나, 격렬하게 몸을 떨기도 하고, 호흡을 맞춰 같은 동작을 반복하기도 하면서 춤을 추던 도중, 한 무용수가 무대 앞쪽으로 인센스 스틱을 가져와 불을 붙였다. 향이 객석까지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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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카스크루 '잃어버린 시간 - 프루스트 효과' 안무 김동규 ⓒ이재봉

 


작품 제목에 사용된 ‘프루스트 효과’는 후각적 자극을 통해 기억을 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냄새, 향은 기억과 밀접한 자극이다. 작품 초반에 등장한 냄새를 맡는 행동들은 기억을 끌어내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으리라.

기억을 끌어내 춤으로 표현한 그들은 관객의 기억을 자극했다. 무대를 보고 있는 관객에게서 어떤 추억을 꺼내기 위함일 수도 있고, 향기를 통해 이 무대를 관객의 기억 속에 새기기 위함이기도 할 것이다. 시각, 청각의 자극이 대부분인 무용에서 특이하게도 후각의 자극을 이용한 인상적인 무대였다.

 

 

4. 하쿠나마타타 / 안무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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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카스크루 '하쿠나마타타' 안무 김민지 ⓒ이재봉

 


조명이 중앙을 비추자 여성 무용수 한 명이 덩그러니 앉아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가만히 있던 그녀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문득, 뭔가에 놀란 듯 어딘가를 쳐다보았지만, 아무것도 아니었는지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러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고, 계속해서 손을 뻗어 주변을 살피고, 자신의 귀와 입을 막기도 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를 덮친 것은 위험이 아니라, 막연한 불안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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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카스크루 '하쿠나마타타' 안무 김민지 ⓒ이재봉

 


무대 전체가 밝아지면서 등장한 다른 무용수들과 함께 느긋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다.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한 춤이 아니라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한 춤인 듯했다. 불안하고 초조했던 처음의 얼굴과는 다르게 그녀를 비롯한 모두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도중에 무용수 모두가 고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빠른 템포의 음악과 함께 털어냈다. 걱정과 고민을 되뇌고, 괴로워하는 시간을 빠르게 넘겨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맺으며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기억과 추억을 지니게 된다. 괴로운 경험일 수도 있고, 누군가와 나눈 소중한 순간일 수도 있는 과거의 시간이 쌓이고 쌓여 기억되고, 기억은 곧 그 사람이 된다.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해서 사는 것이 온전한 목적이 아닐 수 있으며, 과거를 더듬는 것 또한 목적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NOSTALGIC’ 공연이 방법적으로 제시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번 공연 역시 함께한 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앞으로 더 나아가는 데에 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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