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미무용단, 희망의 메시지 '또 다른 시작, 반전의 서막'
- 박진미무용단 프로젝트 2022
박진미무용단 프로젝트 2022 '또 다른 시작, 반전의 서막'
2022년 3월 19일 (토) 16:00 / 봉산문화회관 가온홀
- 주최 : 박진미무용단
- 글 : 이성호
- 사진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2022년 3월 19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박진미무용단의 2022 프로젝트 공연 ‘또 다른 시작, 반전의 서막’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사태 속에서 인류가 지향하는 인본을 돌아본다. 한국 전통 춤을 토대로 한 작품으로, 박진미 안무가와 9명의 무용수들이 진행했다. 공연은 크게 4개의 주제로 이루어졌고, 영화배우 이재용이 진행을 맡아 작품의 설명을 더해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박진미무용단 '또 다른 시작, 반전의 서막'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공연은 무용수 8명의 군무와 박진미 안무가의 솔로, 그리고 권준철 무용수와 함께하는 듀엣으로 나뉜다. 먼저, 공연과 함께 시작된 무용수들의 군무는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상황을 겪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들은 얼굴을 가리고, 코를 막고, 귀를 가리는 듯한 몸짓을 통해 우울함과 괴로움. 그리고 공포와 고립을 표현했다. 그들의 무거운 군무가 거의 끝나갈 때쯤, 빨간색 옷을 입은 박진미 안무가가 등장한다.
뒤이어 시작된 박진미의 솔로 부분은 곡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줌과 동시에 애처롭고 안타깝다. 서로 고립되고 분열된 공간 속에서 상처를 받고 지쳐버린 그녀의 모습은 손짓 하나하나가 가녀리다. 계속해서 쓰러지고, 눈이 보이지 않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춤을 춘다. 팬데믹으로부터 자신의 예술을 지켜나가기 위한 그녀의 모습.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고통스럽다.
박진미무용단 '또 다른 시작, 반전의 서막'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다시 무용수 8명의 군무가 시작된다. 앞서 이루어졌던 군무와는 달리 밝은 모습으로 시작된다. 웃는 모습과 쾌활한 동작들. 서로를 칭찬하는 듯한 연기와 보는 관객들까지 웃게 만드는 그들의 경쾌하면서 우아한 모습은 팬데믹 블루에 맞서 몸부림치는 박진미 솔로와 대비되며, 이전의 행복했던 모습들을 연상케 한다.
무용수들이 퇴장하고, 박진미와 권준철의 듀엣이 진행된다. 눈이 멀어가고 있는 여자 무용수와 그런 그녀를 보며 함께 춤을 추는 남자 무용수. 쓰러질 듯한 그녀를 몇 번이고 지탱해주고, 춤을 이어나갈 수 있게끔 옆에서 도와준다. 그들의 춤은 치열하고 안타깝다. 하지만 팬데믹이 주는 외로움에 저항하는 그들의 모습은 격리된 사회 속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예술과 사랑을 보인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예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은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한다. 이제 다시 무용수들이 등장한다. 앞서 보였던 군무들과는 달리, 사뭇 진지하고 전통적인 색채가 강하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인해 힘들고 고달팠던 당신들을 달래기 위해 그들은 계속해서 춤을 춘다.
박진미무용단 '또 다른 시작, 반전의 서막'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음악이 이채롭다. 미리 녹음된 음악과 함께 무대 위에서 대구 출신의 기타리스트 ‘김마스타’와 오혜영 아티스트가 기타와 가야금을 직접 연주했다. 기타와 가야금, 그리고 하모니카까지. 그들의 협주는 무대를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보여주었다.
박진미무용단의 2022 프로젝트. 무용단 대표 박진미 안무가는 “공동체는 흩어졌고 개인은 이름조차 모르는 고립된 섬이 되었다”라는 기사를 읽고 이번 작품의 모티브를 설정했다고 한다. 빠르게 변화되어 가고 있는 현시대의 인류가 고립되지 않고, 앞으로 지향해야 하는 인간의 가치에 대해 보여준 이번 작품은 제목처럼 새로운 시작과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자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많이 침체되었던 예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무대였다.
박진미무용단 '또 다른 시작, 반전의 서막'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박진미무용단 '또 다른 시작, 반전의 서막'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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