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안무드래프트전, 젊은 안무자의 등용문 되다
- 공정과 참신함 가득한 안무 경연 대회
- 창작의 첫 발을 열어주는 무용 플랫폼
- 가능성과 확장성 풍성하게 보여준 무대
제2회 전국안무드래프트전
2021년 2월 27일 (토) 18:00 / 퍼팩토리소극장
주최 : 대구문화창작소, 스테이지줌
글 : 이주영
사진 : 대구문화창작소 이재봉
210312 / 스카이데일리 원문 바로가기
https://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125570
특별했다. 참신했다. 대구문화창작소와 스테이지줌이 공동 주최한 제2회 전국안무드래프트전(2021.2.27‧대구 퍼팩토리소극장)에 대한 단상이다. 지난해 12월 전통춤 리뷰를 위해 방문했던 적이 있어 이번 방문은 친근함 속에 이루어졌다.
전국안무드래프트전은 만 19~26세의 젊은 무용인 대상 안무자 경연대회이다. 1회 때는 비경연으로 진행되었다. 실질적으로는 2021년 올해가 경연 첫 대회여서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 대회는 공정과 참신을 핵심으로 한다. 심사의 공정을 위해 안무자와 출연진에게 심사위원을 공개하지 않았고, 심사위원단에는 안무자와 출연진의 프로필을 공개하지 않았다. 팸플릿 배포 시점 또한 경연을 마친 후, 심사위원단이 극장 밖으로 이동 한 이후다. 점수는 심사위원 점수와 관객평가단 점수를 합산에 평가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투표 결과가 전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열린 참여를 통해 안무가전의 관심을 유도하고, 코로나19 상황 속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점은 의미가 있다. 영상 심사를 토대로 본선에 오른 5팀은 각자가 준비한 작품의 예술성을 보여주기 여념이 없었다. 세 번째 팀은 연습 도중 무용수 부상으로 인해 4인무 작품에서 2인무 작품으로 변경해 진행했다.
▲ RJ O.D.T_우수상 수상작 [사진=이재봉]
첫 문을 연 RJ O.D.T의 류정인 안무 ‘Method’는 일상 속 몰입을 소재로 한 2인무 작품이다. 낮은 톤의 음악이 서서히 퍼지며 시작된다. 몰입과 과몰입의 경계와 균형을 자신만의 색깔로 담아낸다. 안정된 구성과 편안한 전개다. 류정인과 최서아의 호흡, 간결한 표현, 좋은 움직임이 각인된 무대다.
▲ Team.Moventi_최우수상 수상작 [사진=이재봉]
김소진 안무 Team.Moventi의 ‘푸르게 물든 장미야’는 덤불 속에서 피어난 장미처럼 가시덤불 같은 세상에 대한 외침을 군무로 잘 담아냈다. 잘 짜여진 움직임은 군무의 에너지를 팽창시켜 대칭과 비대칭의 조화를 극대화하는 데 기여한다. 이어진 세 번째 부산시티발레단은 연습 중 무용수 부상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작품이 변경됐다. 박지은, 진연우의 공동안무작 ‘동행’에 동행하지 못함은 아쉽다. 준비했던 작품은 보여주진 못했지만 빨간색 레오타드 입은 두 여자 무용수는 발레 고유의 스타일을 2인무를 통해 편안하게 녹여냈다.
▲ J.mo_대상 수상작 [사진=이재봉]
네 번째 무대는 대상 수상작인 권정은 안무 J.mo의 ‘Howzit’이다. 권정은, 남희경의 2인무다. 작품은 서로의 합을 하나씩 맞춰가며 춤의 속도와 깊이를 내기 시작한다. 고유한 안무 색깔, 공감할 수 있는 춤 어법은 충실함과 안정감으로 귀결된다. 안녕이란 이름으로.
마지막 무대는 소뇨무용단(손효정 안무)의 ‘요즘것들’이다. 사회라는 벽, 세상이란 상대를 용기라는 이름으로 당당히 맞선 작품이다. 정장 입은 7명의 군무 에너지가 공간을 활기차게 한다. 심사 정리 중일 때는 NN Man(최정홍 안무)의 ‘타인에게’라는 초청 작품이 객석 긴장감을 풀어줬다.
세 분의 권위 있는 심사위원의 심사 결과, 대상은 J.mo, 최우수상은 Team.Moventi, 심사위원상은 소뇨무용단, 우수상은 소뇨무용단, RJ O.D.T, 부산시티발레단이 각각 차지했다. 소뇨무용단의 경우는 심사위원 점수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관객평가단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아 심사위원상(우수상 포함)을 수상했다.
‘드래프트(draft)’의 의미처럼 젊은 안무자들이 이 안무전을 통해 안무 기회를 부여받고, 자신의 기량을 점검하는 시간이 됐으리라 본다. 이번 안무전은 이재봉 극장 대표 역할이 컸다. 공정한 심사를 위한 노력,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을 통한 심사, 무엇보다 기대 이상의 안무작을 보여준 전 안무자와 출연자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전국안무드래프트전, 가능성과 확장성을 충분히 보여준 무대다.
.